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〇 自然歌(자연가) 〇

竹淸 2017. 3. 24. 15:27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漢學堂

김선근(21회) | 조회 281 |추천 0 | 2014.12.05. 21:36

自然歌(자연가)

 <自然歌>는 崔瑞琳의 漢譯歌와 함께 <河西全集 續集>에 전한다

 

                                                                   金麟厚(김인후)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청산자연자연 녹수자연자연)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山自然 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산자연 수자연 산수간아역자연)

산 절로 수 절로 산수간 나도 절로

已矣哉 自然生來人生 將自然自然老 (기어재 자연생래인생 장자연자연노)

아마도 절로 난 몸이라 늙기도 절로절로

 

푸른 산도 자연이요, 푸른 물도 자연 그것이로다.

산도 자연이요, 물도 자연인데, 그 산수 사이에 살고 있는 인간인 나도 자연 그 것이로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자연대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자연대로 하리라.

 

 

 

어떤 때는 계곡에 들어가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면서 하염없는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물을 통한 사색도 수분이 되어 내 마음 곳곳을 적셔준다는 감상을 자주 느낀다.

청산리 벽계수의 맑은 이미지에 순수를 향한 간절한 소망 같은 것이 정연기(淨緣起)

되어 일어날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의식보다는 관조자의 눈이 되어 세상을

무심히 바라보고 싶을 뿐이다.

골짜기의 물이 그냥 흐를 뿐이듯이 생각도 그냥 흘러 가다가 무심의 둑을 만나 이런저런

사념을 빠져나오면 물은 절로, 절로, 그렇게, 그렇게,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산은 가만히 있고 물은 흘러가듯이 세상은 자연의 이법에 의해 저절로 되어가는 것이다.

조선조 중기 문신 김인후의 시조처럼 산절로 수절로의 여운을 생각해 본다.

생각해 보면 물이 흘러가는 것과 같은 시간의 진행을 따라 부표처럼 떠서 움직이는 것이

인생사의 사연이 아니겠는가?

숱한 애환과 때로는 분노로 점철된 생애를 미련 없이 던져버려야 할 숙명 아닌 숙명 앞에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도를 향한 무심을 품고 산을 보고 물을 들을 뿐이다.